美 ‘생물보안법’ 입법 제동에…中 ‘안도’ 韓 ‘움찔’

  • 입력 2024.06.14 11:29 | 수정 2024.06.14 11:30
  • EBN 임서아 기자 (limsa@ebn.co.kr)

美 국방수권법 개정안에 생물보안법 미포함

“규제 대상서 빼달라”…中 기업 로비 먹혀

中 우시바이오, 주가 19개월래 최대치 급등

K-바이오 상황 급반전…‘수혜 기대→실망’

전문가 “지연일 뿐…제정 절차 지속” 전망

[제공=픽사베이]

[제공=픽사베이]

미국의 생물보안법안(중국 바이오기업과의 거래를 제한하는 법안) 입법에 제동이 걸리면서 중국은 안도한 반면 국내 바이오업계는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중 바이오 패권 전쟁으로 국내 바이오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란 예상이 나왔던 만큼 생물보안법안 통과 여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14일 블룸버그와 한국바이오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 11일 개최된 하원 규칙위원회에서 생물보안법안이 국방수권법 개정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최근 미국 브래드 웬스트럽 하원의원(공화당·오하이오)은 생물보안법을 올해 안에 통과시키기 위해 국방수권법 개정안에 생물보안법안을 추가할 것을 제안했었다. 국방수권법은 미국의 안보와 국방정책, 국방 예산과 지출을 총괄적으로 다루는 법이다.


지난 1961년 제정 이래 매년 미국 의회에서 가결돼 대통령 승인을 받고 있는데, 국방수권법은 매년 통과돼 시행되고 있었던 만큼 생물보안법안이 국방수권법에 포함된다면 올해 안에 생물보안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크게 높아지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생물보안법이 개정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올해 1월 생물보안법안이 발의된 이래 우시앱텍과 우시바이오로직스를 비롯해 생물보안법안의 규제대상으로 명시된 중국 기업들은 의회를 대상으로 로비하고 자발적 공지문 등을 통해 자사를 법안의 규제대상에서 제외하기 위해 적극 노력한 영향으로 보인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우시바이오로직스 홍콩증시 주가는 2022년 11월 이후 19개월만에 최대치로 급등하기도 했다. 우시앱텍 주가는 8.5%, 우시바이오로직스는 14.2%, BGI그룹 자회사인 MGI테크는 6.4% 상승했다.


반면 생물보안법으로 수혜가 예상됐던 국내 일부 바이오업체들의 주가는 순간 급락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바이오시밀러 및 국내위탁생(CDMO) 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에스티팜 등의 수혜가 예상되고 있다.


업계에선 생물보안법안의 통과가 다소 지연되는 것일 뿐 미중 바이오 경쟁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법안은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특히 이미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 기업들과의 공급망을 다른 기업으로 이동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향후 국내 바이오업계에 기회가 찾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생물보안법안이 미국 상원과 하원에서 공화당과 민주당의 초당적 지지를 받고 있어 어떻게 전개될지 지속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며 “상원에서 생물보안법안이 국방수권법 개정안에 포함되는 방안과 단독으로 법 제정 절차를 밟는 방안 등이 예상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김정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약물 개발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최근 미국 기업들은 이미 중국 바이오 기업을 본인들의 공급망에서 제외하기 위한 적극적인 움직임을 시작한 상황”이라며 “기술적으로 법안 통과가 다소 지연되는 것은 미중 바이오 패권 경쟁의 대세를 바꾸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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