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 '끝장교섭' 결렬…파업 장기화 국면

  • 입력 2024.08.01 08:54 | 수정 2024.08.01 09:15
  • EBN 김채린 기자 (zmf007@ebn.co.kr)

29일 경기 기흥 사무실서 임금·성과급 두고 사흘간 협상

합의점 도출 실패…전삼노 대표교섭노조 지위는 향후 변수

7월 8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앞에서 열린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

7월 8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앞에서 열린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

삼성전자 노사의 '끝장 교섭'이 31일 결렬되면서 파업이 장기화 국면에 진입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사측과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지난 29일부터 경기 기흥 한 사무실에서 임금 인상과 성과급 제도 개선 등을 놓고 사흘에 걸쳐 협상을 진행했다. 노사는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이날 오후 6시 30분께 최종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이날 노사 합의가 결렬되면서 전삼노는 당분간 파업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집중 교섭 기간 노사는 일부 안에 대해 견해차를 크게 좁히기는 했으나 협상 막판에 여가포인트 지급 등 복지 안건에서 절충점을 도출하는 데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측은 △노조 총회 8시간 유급 노조활동 인정 △전 직원 여가포인트 50만 지급 △향후 성과급 산정 기준 개선 시 노조 의견 수렴 △2024년 연차 의무사용일수 15일에서 10일로 축소 등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노조 창립휴가 1일 보장 △파업에 따른 경제적 손실 보상 △성과급 제도 개선 △노조원 대상 0.5% 임금 추가 인상 등을 담은 노조 요구안을 일정 부분 수용한 것이다.


협상 결렬은 노조의 추가 요구 사항에 발목이 붙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전삼노는 교섭 막판에 삼성전자 임직원 자사 제품 구매 사이트인 삼성 패밀리넷 200만 포인트를 추가로 요구했고, 사측이 이를 거절하면서 협상은 결렬됐다.


사측은 파업에 따른 노조원 임금 손실을 우회적으로 보전받기 위한 방법으로 해석될 수 있어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위배될 가능성이 있다는 입장이다.


한편, 다음달 5일까지 보장되는 전삼노의 대표교섭노조 지위는 변수로 떠올랐다. 이후 1개 노조라도 사측에 교섭을 요구 시 개별 교섭이 진행되거나, 다시 교섭 창구 단일화를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삼노는 쟁의권을 잃고, 합법적인 파업도 불가능해진다.


현재 삼성전자에는 4노조인 전삼노를 비롯해 사무직노동조합(1노조), 구미네트워크노동조합(2노조), 동행노동조합(3노조), 삼성그룹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옛 DX노조, 5노조) 등 5개 노조가 있다.


파업 장기화에 따른 임금 손실도 발생하고 있다. 지난 8일부터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들은 '무임금 무노동' 원칙에 따라 적어도 대리급은 400만원, 과장급은 500만원의 임금 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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