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국제유가...중동 정세 불안 vs 경기 침체 지속

  • 입력 2024.08.29 11:05 | 수정 2024.08.29 11:07
  • EBN 김신혜 기자 (ksh@ebn.co.kr)

리비아 공급 우려 완화·中 수요 부진…WTI 74.52달러 마감

“하방 압력 우세하나 지정학적 리스크·피봇 기대로 하락폭 제한적”

ⓒGS칼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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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롤러코스터를 타듯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최근 중동 정세 악화와 리비아의 석유 생산 중단 등으로 급등했던 유가는 2거래일 만에 급등분을 모두 반납했다. 리비아 공급 우려가 완화되고 주요국 경기침체 불안이 지속되며 유가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전날 거래된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전일 대비 배럴당 1.01달러 하락한 74.52달러에, 북해산 브렌트(Brent)유는 전일 대비 배럴당 0.90달러 하락한 78.65달러에, 중동산 두바이(Dubai)유는 전일 대비 배럴당 1.51달러 하락한 77.69달러에 마감했다.


ⓒ한국석유공사

ⓒ한국석유공사

앞서 주요 산유국인 리비아가 내정 갈등으로 원유 생산을 중단한다고 공표한 뒤 지난 26일 WTI 가격은 공급 우려로 3% 넘게 급등했다. 또 지난 25일 이스라엘과 레바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 대규모 무력 충돌 이후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감이 한층 고조되며 유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리비아의 산유 중단 결정, 중동 분쟁 확산 우려 등이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면서 유가는 다시 하락으로 방향을 틀었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리비아에서 발생한 혼란이 단기적일 것이라며 시장에 나오는 리비아산 원유는 9월에 하루 60만배럴, 10월에는 20만배럴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간의 대규모 공습에도 이란이 대응을 하지 않자 시장 참여자들은 지정학적 긴장이 일부 완화한 것으로 평가했다.


주요국 경기침체 우려가 지속되는 점도 최근 유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투자은행 UBS는 최근 미국 실업률 상승 등을 이유로 미국의 경기침체 확률을 20%에서 25%로 상향 조정했다.


예상보다 낮은 미국 원유 재고 감소, 중국 수요 부진 등 소식은 유가 하락을 부채질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미국의 상업용 원유 재고는 85만 배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 예상치(270만 배럴 감소)에 비해 낮은 감소폭이다.


S&P 글로벌 코모디티 인사이트(S&P Global Commodity Insights)는 올해 중국 원유 정제 처리량이 수요 감소로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의 수요 부진 지속을 시사했다. 이달 중국 국영 정유사들의 정제가동률은 81%로 전년 동월 대비 4.4% 감소했다.


골드만삭스는 중국 수요 둔화를 이유로 브렌트유의 내년 평균 가격 전망치를 기존 82달러에서 77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김광래 삼성선물 연구원은 “시장은 지정학적 리스크 부각에도 수요에 대한 우려를 본격적으로 반영하며 좀처럼 강한 반등을 보이지 못할 것”이라며 “그간 누적된 수요 감소가 일부 데이터에서 확인된 데다 마지막 보루 역할을 했던 최대 수입국 중국의 데이터 부진이 유가 상단을 강하게 제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유가는 수요 둔화 우려와 OPEC+의 공급 증가 우려 반영으로 하방 압력이 여전히 우세할 것으로 예상되나 여전한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피봇 기대로 하락폭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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